재미있는 약 이야기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을 밖에  없기 마련인데 이것을 부작용으로 치부하지 않고  생각을 바꾸어 다른 용도의 약으로 개발한 예들이 있다. 어떻게 보면 소뒷걸음으로 쥐를 잡은 격이 되고, 어떻게 보면 작은 경험을 발명으로 전환시킨 예라고 하겠다.

 

먼저 아스피린을 보자. 아스피린은 매우 알려진 해열진통제이다. 머리가 아파도 아스피린, 이가 아프거나 관절이 아파도 아스피린, 열이 나도 아스피린을 쓴다. 그러나  요즈음에는 아스피린을 중풍이나 심장마비를 예방할 목적으로 많이 쓰고 있다.  사실 과거에 아스피린을 쓰면서 골치 아팠던 부작용 중의 하나가 바로 아스피린을 먹으면 피가 묽어지면서 지혈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바로 부작용을 거꾸로 이용하면 피가 엉겨붙도록 하는 목적에 아스피린을 있겠다고 생각하였고, 피가 혈관에 엉겨붙어서 생기는 병, 중풍이나 심장마비를 예방하는데 쓰게된 것이다.

 

얼마 전에는 30 여성분에게 바이아그라를 처방할 기회가 있었는데 분이 처방을 받아들고 보인 반응을 여러분도 가히 짐작할 있을 것이다. 바이아그라라는 약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바이아그라가 남성의 발기부전에 쓰이는 원리는 남성 성기에 있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액을 많이 보냄으로써 성기의 크기를 크고 단단하게 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과학자들은 바이아그라가 폐에 있는 혈관도 확장시킨다는 것을 알았다. 바로 내가 바이아그라를 처방한 젊은 여성 환자는 폐동맥고혈압이라는 병이 있었는데 병은 폐에 있는 동맥에만 특별히 압력이 높아져 폐로 혈액순환이 안되는 병이라 폐동맥을 확장시켜 압력을 떨어뜨려 목적으로 바이아그라를 쓰게 것이다.

 

지난 시간에 녹내장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녹내장의 치료에 쓰는 안약인 루미간이라는 약을 쓰는 노인 환자들에서 자꾸 속눈섭이 길게 자라 거추장스럽게 되는 일이 경험되었다. 위의 아스피린과 바이아그라 이야기를 들은 청취자들 중에는 내가 하려는 이야기를 이미 짐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바로 다른 제약회사에서 같은 약을 속눈썹 발모촉진제로 바꾸어 출시하고 현재 젊은 여성들이 미용목적으로 쓰는 각광받는 약이 되었다.

 

대머리를 고민하는 분들이 쓰는 중에 ‘프로페시아’라는 약이 있다. ‘프로페시아’는 똑같은 성분의 약이지만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쓰는 약인 ‘프로스카’라는 약을 이름만 바꾸어 다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아마 방송을 들으시는 분중에 대머리를 치료할 목적으로 ‘프로페시아’를 쓰는 분들도 계시고, 전립선비대증떄문에 ‘프로스카’를 쓰시는 분들도 있을텐데 사실은 환자분들은 똑같은 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원래 전립선 비대증의 치료제로 먼저 개발된 프로스카는 전립선에 작용하는 남성호르몬 성분을 억제하여 전립선의 크기를 줄여 주는 약인데, 약을 사용자에게서 머리카락 숫자가 증가하는 부작용이 보고되었고, 급기야 전립선약을 발모제로 사용하게 된것이다.

 

비슷한 예기는 하지만 다른 탈모 치료제인 ‘미녹시딜’ 연고는, 원래 고혈압 치료제로 사용하던 약물이다. 역시 부작용으로 머리카락 수가 증가하는 것을 보고 연고제로 개발된 사례다.

 

혹시 청취자중에 독사조신, 테라조신, 또는 프라조신이란 약을 쓰시는 분이 있으면, 설사 동일한 약을 쓰고 있더라도 약을 쓰는 이유가 서로 다른 있다. 이들 약들은 알파차단제라도 불리는 약들인데 혈관을 확장시켜 혈압을 떨어뜨리는 고혈압약으로 개발되었다. 그런데 약물을 복용하던 전립선 비대증 환자들이 우연히 소변 보기가 수월해지는 것이 발견되었고, 이제는 같은 약이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로 쓰이고 있다.  사실 혈관과 요도에는 알파수용체라는 것이 있는데, 알파수용체라는 것의 기능을  차단하면 혈관이 늘어날뿐만 아니라 요도의 관략근도 늘어나게, 알파수용체를 차단하는 약을 쓰면 혈압이 떨어지기도 하지만 소변보기도 수월해질 것이라는 것은 이론적으로도 생각해볼 있는 일이다.  약은 전립선비대증과 고혈압이 동시에 있는 환자에 유용하게 쓰이고 있지만, 만일 혈압이 정상인 사람이 전립선비대증 치료 목적으로만 약을 쓰면 반대로 혈압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생길 있다.

 

끝으로 비처방약인 베나드릴이라는 약이 있다. 약국에 가면 쉽게 찾을 있고, 알레르기나 가려움증에 쓰는 약이다. 그런데 약국에서 처방없이 있는 수면제를 찾아도, 이름은 다르지만 성분이 베나드릴과 똑같은 약을 보게 된다. 이것은 가려움증이나 알레르기 치료목적으로 쓰이는 베나드릴을 먹는 사람들이 졸음이 너무 많이 온다는 부작용에 착안하여 이제는 같은 약을 아예 수면제로 쓰게 것이다.